●“나는 백향목 궁에 거주하거늘 여호와의 언약궤는”(1절)
13장부터 시작해서 16장까지 법궤를 옮기는 내용이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한 번의 실패 뒤에 점검하고 말씀을 따라 옮겼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다윗은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왕으로서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17장에 다윗이 하나님의 집을 건축할 계획을 세웁니다. 성경 저자가 무엇을 중심으로 역대기를 기록하고 있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그 누구보다 중요한 분이 하나님이시고, 그 어떤 것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입니다.
1절에 다윗은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을 갖습니다. 자신은 백향목 궁에 거주하는데 하나님의 언약궤는 휘장 아래 있기 때문입니다. 14:1절을 보면 두로 왕 히람이 배향목을 보내고 기술자들을 보내 다윗 왕궁을 건축해주었습니다. 외교적인 목적을 위해 지어주었기 때문에 분명 크고 화려했을 것입니다. 이에 반해 16:39절을 보면 여호와의 언약궤는 “기브온 산당 여호와의 성막”에 놓여져 있습니다. 성막을 이동식 텐트입니다. 그러니 다윗의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다윗의 마음이 귀합니다. 자신이 크고 화려한 집에 거주한다면 자랑할 만도 하고 편리한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인데, 하나님의 성막과 그 곳에 놓인 언약궤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을 갖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집, 성전을 건축할 마음을 갖습니다. 다윗의 이야기를 들은 나단 선지자는 하나님을 위한 일이니 당연히 좋게 여기고 2절 “하나님이 왕과 함께 계시니 마음에 있는 바를 모두 행하소서”라고 합니다.
그런데 바로 3절 “그 밤에” 하나님께서 나단 선지자에게 나타나셔서 4절 “가서 내 종 다윗에게 말하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너는 내가 거할 집을 건축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왜 하나님은 다윗으로 하여금 건축하지 못하도록 하시는 것일까요? 본문에는 구체적인 이유가 나오지 않습니다. 5-10절까지 내용을 보면 지금은 다윗이 하나님의 집을 건축할 시기가 아니라 다윗의 왕위와 이를 통해 이스라엘 나라를 견고히 세워야 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상22:8절을 보면 다윗이 솔로몬에게 성전 건축을 부탁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피를 심히 많이 흘렸고 크게 전쟁하였느니라 네가 내 앞에서 땅에 피를 많이 흘렸은즉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평화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이스라엘을 굳건히 세우기 위해 많은 전쟁을 치렀고 당연히 많은 피를 흘렸습니다. 그런 다윗이 평화의 상징인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한 왕조를 세울지라”(10절)
하나님께서는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어떻게 인도하셨으며, 또한 앞으로 어떻게 인도하실 것인지를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출애굽시키셔서 광야를 지나 지금까지 인도하시면서 집에 거하지 않으시고 5절 “오늘까지 집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이 장막과 저 장막에 있으며 이 성막과 저 성막에 있었나니”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크고 화려한 집이 아닌 이동식 텐트인 성막에 거하셨습니다. 이유는 이동하는 이스라엘과 함께 하시기 위함입니다.
역대하6:18절을 보면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사람과 함께 땅에 계시리이까 보소서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하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성전이오리이까” 성막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성전을 지었지만 이 성전도 하나님이 거하실 수 없는 장소라는 겁니다. 심지어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고 하나님을 모시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기꺼이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하시기 위해 작은 성막에 함께 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자기 백성과 함께 하시며 인도하시고 보호하기를 원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하나님을 위해 백향목 집을 건축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하나님은 양을 치던 다윗을 세우셔서 이스라엘의 주권자, 왕으로 세우셨습니다. 과거 이스라엘과 함께 하신 하나님께서 다윗과 함께 하셔서 8절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 모든 대적을 네 앞에서 멸하였은즉 세상에서 존귀한 자들의 이름 같은 이름을 네게 만들어 주리라”고 하십니다. 다윗을 높여주시고, 그 이유는 다윗을 통해 이스라엘을 견고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10절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한 왕조를 세울지라”고 합니다. 개역성경은 “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집을 세울찌라”고 했습니다. 즉 하나님을 위해 집을 세우겠다는 다윗에게 하나님은 오히려 하나님께서 다윗의 집을 세워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어지는 내용을 보면 집을 세워주신다는 말씀이 12절 하 “나는 그의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입니다. 누구도 빼앗거나 흔들 수 없도록 견고한 나라, 왕위가 이어지도록 하시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신실하게 약속을 지키십니다. 다윗 이후 남유다는 위기 속에서도 다윗의 후손을 통해 왕위가 이어졌습니다. 물론 나라가 멸망하였지만, 이 하나님의 약속은 다윗의 후손으로 이 땅에 오셔서 만왕의 왕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됩니다. 지금도 예수님께서 왕으로 온 세상을 다스리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집을 세우려 할 때 하나님은 오히려 우리의 집을 세워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 때 하나님께서 우리로 영광스러운 존재가 되게 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향한 마음보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높습니다. 이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 안에 거하시고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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