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10:22-42절/빼앗을 자가 없느니라(26.03.05)

2026.03.5 | 매일성경 | 코멘트 0개

● “너희가 내 양이 아니므로 믿지 아니하는도다” (26절)

오늘 본문의 배경은 ‘수전절(성전 봉헌절)’이며, 계절은 ‘겨울’입니다. 수전절은 주전 164년경 마카비 혁명을 통해 이방인들에게 더럽혀졌던 성전을 되찾아 깨끗하게 한 후, 하나님께 다시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그러나 사도 요한이 굳이 22절 “때는 겨울이라”고 명시한 것은, 단순히 날씨가 춥다는 사실을 넘어 참된 성전이신 예수님을 향한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차갑고 냉랭한 영적 상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성전 안 솔로몬 행각을 거니시는 예수님을 유대인들이 에워싸고 다그칩니다. 24절을 새번역은 “당신은 언제까지 우리의 마음을 졸이게 하시렵니까? 당신이 그리스도이면 그렇다고 분명하게 말하여 주십시오.”로 번역했습니다. 언뜻 보면 이 질문은 메시아에 대한 순수한 갈망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속마음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로마의 압제에서 자신들을 해방시켜 줄 “힘 있고 정치적인 메시아”만을 원했기에, 양의 문이요 목자로 오신 예수님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미 수많은 말씀과 표적으로 당신이 누구신지 증명하셨습니다. 날 때부터 맹인되었던 자가 눈을 뜬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믿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를 주님은 이렇게 진단하십니다. 26절 “너희가 내 양이 아니므로 믿지 아니하는도다” 즉, 증거나 기적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하나님의 뜻을 구하지 않고 자신들이 정해놓은 율법적 세계관과 욕망의 틀 안에 갇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기대하고 원하는 방식의 예수가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는 영적인 교만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한 것입니다.

● “내 손에서 빼앗을 자가 없느니라” (28절)

반면, 예수님의 참된 양들은 거짓 목자들의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참 목자이신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그분을 따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음성을 따르는 양들에게 세상이 줄 수 없는 가장 위대한 두 가지 축복을 약속하십니다.

첫째는 ‘영생’을 주어 영원히 멸망하지 않게 하신다는 것이고, 둘째는 28절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을 자가 없느니라”는 절대적인 안전의 약속입니다. 그런데 이 표현이 29절에서는 “그들을 주신 내 아버지는 만물보다 크시매 아무도 아버지 손에서 빼앗을 수 없느니라”로 이어집니다. 즉, 우리를 붙들고 계신 “예수님의 손”은 곧 온 우주를 창조하신 만유보다 크신 “아버지 하나님의 손”과 완벽하게 동일함을 선포하십니다. 세상의 어떤 위협이나 실패, 심지어 사탄의 세력조차도 이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안에 있는 우리를 결코 끊어내거나 훔쳐 갈 수 없습니다. 우리의 구원이 안전한 이유는 우리의 믿음이나 행위가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붙들고 계신 주님의 손이 강하시기 때문입니다.

양들의 절대적 안전을 보증하시며, 예수님은 위대한 선언을 하십니다. 30절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 이는 예수님의 사역과 뜻, 생명을 주시는 권능이 곧 성부 하나님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선언입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들은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향해 신성모독이라며 분노하여 돌을 들어 치려 합니다. 생명의 주님이시며, 참된 성전이신 창조주가 눈앞에 계시건만, 기득권과 자기중심적인 신앙에 갇힌 그들은 오히려 구원자를 죽이려 드는 치명적인 영적 소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 “요한은 아무 표적도 행하지 아니하였으나”(41절)

결국 예수님은 돌을 드는 예루살렘의 유대인들을 떠나, 과거 세례 요한이 사역하던 요단강 건너편으로 가십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납니다. 화려한 예루살렘 성전 안의 사람들은 그 수많은 기적을 보고도 예수님을 배척했지만, 요단강 저편의 무리들은 41절 “요한은 아무 표적도 행하지 아니하였으나 요한이 이 사람을 가리켜 말한 것은 다 참이라”고 합니다. 요한은 표적을 행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말씀으로 예수님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말씀에 반응해서 예수님을 믿습니다. 이들이야말로 눈에 보이는 기적이나 자신의 유익만을 좇는 신앙이 아니라, 말씀 자체에 반응하여 주님의 음성을 알아듣는 진정 선한 양들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의 신앙 현주소를 돌아봅니다. 나는 혹시 예루살렘의 유대인들처럼 내 욕망과 내 방식대로 응답해주시는 메시아만을 원하며 주님과 다투고 있지는 않습니까? 눈에 보이는 기적이나 당장의 문제 해결이 없다고 해서 쉽게 주님을 원망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의 선한 목자 되신 예수님은 강한 손으로 오늘 하루도 우리를 굳게 붙들고 계십니다. 내 삶에 때로 이해할 수 없는 추운 겨울이 찾아올지라도, 나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시는 주님의 크신 손을 굳게 신뢰합시다. 요단강 저편의 사람들처럼 눈에 보이는 기적이 없을지라도 오직 ‘말씀’만으로 주님의 음성을 듣고 기쁨으로 순종하는 생명력 넘치는 복된 하루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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