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13:1-17절/끝까지 사랑하시니라(26.03.16)

2026.03.16 | 매일성경 | 코멘트 0개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1절)

​요한복음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12장까지는 표적을 통하여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드러내신 ‘표적의 책’입니다. 그리고 13-21장까지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을 통해 진정한 생명과 영광을 나타내시는 ‘영광의 책’입니다. 오늘 본문인 13장은 그 두 번째 부분, 곧 십자가를 향한 발걸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중요한 장입니다.

유월절을 앞두고 죽음이 점점 가까워 오고 있는 가운데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친히 씻겨 주십니다. 예수님은 왜 갑자기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을까요? 그리고 그 행동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1절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즉 십자가를 지실 ‘때’가 왔음을 정확히 알고 계셨습니다. 다가올 십자가의 끔찍한 고통과 하나님 아버지와의 단절이라는 무서운 짐을 앞두고 있다면, 보통의 사람들은 자기 연민과 자기 사랑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관심은 온통 이 땅에 남겨질 제자들을 향해 있었습니다.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고 합니다. 여기서 ‘끝까지’라는 말은 시간적으로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셨다는 뜻이며, 질적으로는 자신의 생명과 모든 것을 온전히 내어주기까지 완벽하게 사랑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를 향한 십자가의 끝없는 사랑입니다. 죽음도 끊을 수 없는 사랑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죽음이 다름아닌 제자 가룟유다의 배신을 통해서 일어난다는 겁니다. 가룟 유다는 3년 동안이나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생명의 말씀을 듣고 표적을 보았지만, 그의 마음 중심에는 언제나 자신의 욕망과 이기적인 계산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는 결국 마귀의 유혹에 넘어가 빛이신 예수님을 팔아넘길 무서운 계획을 품고 이 식탁 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 모든 것을 아시면서도 가룟유다의 발도 씻어주십니다.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난 예수님은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십니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하나하나 씻기시고 두르신 수건으로 닦아 주십니다. 당시 유대 사회에서 남의 발을 씻기는 일은 집안의 종들 중에서도 가장 천한 노예들이나 하는 일이었습니다. 온 우주의 창조주이신 예수님께서 친히 가장 낮은 종의 자리로 내려가셨습니다.

이 행동은 다가올 십자가 사건의 의미를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본문에 반복되는 단어가 ‘씻다’입니다(5,6,8,9,10). 그리고 ‘씻다’가 ‘깨끗하다’로 이어집니다(10,11).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수건을 두르고 제자들의 냄새 나는 발을 씻기신 것’은 십자가에서 흘리실 보혈로 우리의 모든 추악한 죄와 허물을 영원히 씻어주시고 깨끗케 하실 것을 보여줍니다. 지금은 제자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에 이해하고 십자가의 증인이 될 것입니다.

베드로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완강히 거부합니다. 어떻게 감히 주님이요 스승이신 분이 비천한 제자의 발을 씻길 수 있겠느냐는 인간적인 상식에서 나온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아주 단호하게 대답하십니다. 8절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만약 세족식이 그저 겸손과 봉사의 미덕을 가르치기 위한 단순한 윤리적 교육이었다면, 씻지 않는다고 해서 예수님과 아무 상관이 없는 자가 된다는 무서운 선언을 하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씻기심은 곧 ‘십자가 보혈을 통한 대속’을 의미합니다. 아무리 인간적으로 윤리적이고 예의 바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피로 그 죄를 씻음 받지 못한다면 그는 생명의 빛이신 예수님과 전혀 상관이 없는 어둠의 존재, 구원받지 못한 존재가 되고 맙니다. 신앙은 전적으로 나를 낮추어 주님의 십자가 은혜 아래 나를 온전히 내어 맡기고 그 피로 씻음을 받는 것입니다.

●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14절)

​모든 제자의 발을 씻기신 후, 예수님은 자리에 앉아 발을 씻어주신 또 다른 의미를 말씀하십니다. 14-15절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십자가의 은혜로 죄 씻음을 얻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된 우리 역시, 이 땅에서 형제와 자매의 발을 씻어주는 삶으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서로의 발을 씻어준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다른 사람의 허물과 약점, 실수와 죄악을 들추어내어 정죄하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십자가의 사랑으로 덮어주고 용서하며 끝까지 품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세상은 남의 약점을 밟고 올라서야 내가 높아진다고 가르치지만, 주님의 나라에서는 서로 낮아져서 발을 닦아줄 때 비로소 진정한 생명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대접받고 섬김을 받으려는 세속적인 가치관을 버리고, 주님이 친히 가신 그 십자가의 길, 겸손과 섬김의 길을 걸어가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나의 모든 더러움과 연약함, 심지어 내 안에 숨겨진 배신의 본성까지 다 아시면서도 끝까지 십자가로 나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이 놀라운 은혜를 입은 자로서, 구속의 은혜에 감사하며, 예수님처럼 내 곁에 있는 지체들의 냄새나는 발을 기꺼이 씻어주는 참된 제자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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